[정치닷컴=이건주]

[사진=정일영 의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지난 18일 관세청 제출 자료를 공개하며, "대한민국이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닌 '마약 위기국'으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적발된 코카인 규모는 2,302kg에 달했으며, 이는 불과 2년 전과 비교해 무려 200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1회 투약량(0.03g)을 기준으로 하면 약 7,600만 명분에 해당하며, 전 국민이 동시에 투약하고도 남을 역대 최대치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 적발된 코카인의 99%(2,296kg)가 선박을 통해 유입되었으며, 6월에는 페루와 에콰도르발 선박에서 대량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일영 의원은 "우리나라 항만이 국제 마약 카르텔의 새로운 경유·중계 통로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세관 마약 적발량은 2022년 624kg에서 올해(1~8월 기준) 2,810kg으로 늘어나, 불과 3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 의원은 "마약 문제는 이제 국가적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정일영 의원은 "최근 5년간 검거된 마약 사범의 56.1%가 20~30대 청년층이라는 점은 사회 전체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대형 조직의 국내 진출, 국제 우편, 특송화물, 선박을 통한 비대면 밀수 경로 확대 등을 마약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관세청 단속 강화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예방·치료 체계 강화, 법·제도 전면 개선, 사회 전반의 적극적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 의원은 "마약 청정국이라는 이미지는 이미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며, 다가오는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국제 마약 밀수 차단을 위한 관세청의 단속 역량과 인력·예산 확충 방안, 항만 및 공항 통관 과정의 구조적 허점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 의원은 국회가 단순한 지적을 넘어 입법과 예산을 통해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