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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닷컴=안동수 논설위원]
비트코인이 태풍의 눈이 되어 점점 북상하더니 이미 영향권 안에 들어와 있다. 세상의 돈은 모두 코인거래소에 모인 것 같고 돈을 벌었다고 떠벌리는 사람도 있지만, 잃은 사람도 많다고 한다. 빗썸을 비롯한 국내 거래소는 세계 거래를 리드하고 있고, 20여개가 된다는 한국 거래소 중에 하나가 해킹의 직격탄으로 산화했다. 도대체 이런 혼란 속에서 어떻게 이 소용돌이를 대처해야할 지 몇가지 생각을 해 보자.
허구인가? 실물인가? 가상의 화폐인가?
이 논란은 답을 내기가 쉽지 않다. 각자의 경험에 따라 판단하는 방법 외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흔히 이야기하는 국가의 판결도 어렵다. 비트코인은 아직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세가지 요소를 다 지녔다고 본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허구를 기반으로 만든 많은 코인들은 허구일 수도 있고, 반면 시카코 선물 시장에서는 12월 18일부터 실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상의 인터넷공간에서 화폐로 이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종이돈의 인플레이션이 심한 나라일수록 송금과 결제의 절대적인 수단이 되기도 한다.
옛날 로마시대 금화를 자루에 넣고 흔들고 비벼서 털어지는 금가루를 빼돌리는 돈 장난으로 시작된 인플레이션은 지금 자본주의 경제의 암적 존재이다. 세계가 숭상하는 미국 달러화도 그렇다. ‘IN GOD WE TRUST' 이는 ‘우리는 신의 보증아래 서로 신뢰한다’는 뜻으로 종이돈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서로 가치를 신뢰한다는 의미를 담아 미국 1달러 지폐에 새겨 넣은 글이다. 그러나 이 약속은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깨진지 오래다.
이런 오늘날의 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비트코인이다. 이 때문에 점차 제도권으로 들어오면서 가격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보수적인 관료들도 이제는 제도권으로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앞으로의 발전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비트코인을 선두로 2천여 개의 코인들이 난무하지만,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생각을 해 보자. 앞으로 알트코인 춘추전국시대가 정리되면 대다수의 코인들은 사라질 것이고, 비트코인을 위시한 상위 10위권 알트코인들이 기축코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상위 100위권내의 코인들이 각종 기능을 특화하여 특화된 시장에서 통용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의 국가종이화폐를 대신하는 루불코인이나 위안코인이 이미 선언되었고, 미국 달러를 대신하는 달러코인도 나올 것이다.
한국은 아직 불을 끄는데 바쁘니 원화코인은 생각도 못하고 있지만, 세계 유저를 모으는 글로벌 차원의 개념을 모은 코인들을 키워 낸다면 이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니 실망할 것은 없다.
또 여행과 결제 등에 필요한 관광분야 코인, 미디어나 콘텐츠를 전문으로 유통하는데 필요한 콘텐츠코인, 법과 계약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계약코인, 잔돈을 결제하는데 필요한 잔돈코인 등 등 여러가지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M2M 결제에는 코인이 필수적이다. 로봇이 종이돈을 받거나 거슬러준다거나, 아이패스 차로를 막고 종이돈으로 결제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세상변화의 기본이 되어 새로운 문화가 도래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블록체인은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개입이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 자체로 무결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덕분에 사람들은 인터넷상에서 상대를 ‘신뢰’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사물이 다른 사물이나 사람에게 열려 있고 긴밀하게 연결된 초연결사회에서 블록체인이 해결한 ‘신뢰’는 새로운 사회 혁신의 키워드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규제와 제약을 두어 억지로 신뢰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시스템을 유지시키고자 하는 인간과 사물이 서로 연결해 신뢰를 만들어낸 것이다. 기존의 중앙화 시스템에서는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규제와 제한 사항들을 양산했고, 대신 고객 편의나 기술 진보 분야는 상대적으로 뒤떨어졌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그 과정 자체로 시스템의 무결성과 신뢰성을 입증한다.
블록체인의 모든 동작은 실시간으로 검증된다. 블록체인이 기반이 된 시스템이라면 누구나 암호학적 방법으로 검증할 수 있기에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 또, 특정 중앙 관리 주체가 없기 때문에 서버가 다운되는 등 운영 장애점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정보가 모든 사용자의 컴퓨터에 분산되어 있으니 어느 하나의 서버를 공격한다고 해도 안정성이 보장된다. 금융 거래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중앙집중형 원장에서 탈피해 분산원장을 만들 수 있는 블록을 생성시킨다. 또 이 블록을 연결하여 모든 노드가 어떤 거래 내역이라도 모조리 기록하기 때문에 해킹이 방지된다. 이중 지불의 문제도 해결되는 것이다. 중앙집중적 시스템을 유지·보수할 때 드는 비용과 금융거래 수수료도 없어지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은 인터넷의 발명처럼 획기적인 사건이다. 인터넷의 탄생으로 사람들의 삶이 완전히 바뀌었듯이 블록체인 기술로 사람들의 일상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특유의 안정성과 보안성이 강점인 블록체인 덕분에 암호화폐는 차세대 화폐의 조건을 완벽히 갖추었다. 이러한 기술력은 4차 산업혁명시대와 맞물려 실생활에서 더욱 확장될 것이고, 기존의 돈이 했던 역할들을 하나씩 대체해나갈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게 닥칠 것이고, 우리의 상상보다 광범위한 영역까지 진행될 것이다.
앞으로 부정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우선 대두될 문제는 국제간의 주도권 전쟁이다. 이는 마치 세계 3차 대전에 버금가는 국제적 전쟁으로 비유될 수 있다. 고대 로마시대나 춘추 전국시대 전쟁은 물질과 함께 종교나 가치철학을 매개로 치러진 전쟁이라고 한다면, 세계 1차 대전은 인간의 욕심과 국가의 자본과 생산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자원의 확보와 자본주의를 굴러가게 하는 국가간 자원확보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량생산체계를 만들어 인류를 풍요로 이끈 산업혁명의 효과가 헛박자를 내면서 인간의 욕심에 불을 지른 것으로 세상은 포화속에서 잿더미가 되었던 것이다. 그 이후에 치러진 전쟁들도 과도하게 생산된 전쟁무기를 순환시키기 위한 국방산업 거대기업이 불지른 경제전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현재 진행되는 코인도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새로운 화폐전쟁으로 볼 수 있지 않은가?
코인에는 개발과 발행, 채굴, 유통, 보안, 지식관리 등의 몇가지 사업을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코인의 개발과 채굴이 연동되면서 국제간의 경쟁이 뜨겁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의 채굴은 중국 채굴자 연합이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세계 채굴의 70% 정도나 그 이상이 중국업체에 의해서 이뤄졌으며, 상위 9개 채굴기업 중에 8개가 중국 채굴장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다음과 같은 요인들로 인해 영향력은 급감할 위기가 발생되고 있다.
중국 측에서 사용해오던 편법 채굴기술인 ASIC Boost의 이용 불가에 따른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 채산성 악화이다. 이와 더불어 비트코인 급등에 따라서 중국이 독점했던 비트코인 채굴 시장에 일본, 러시아, 인도 등의 주요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은 모두의 상식이다. 우주에서 채굴하는 것까지 생각하는 단계라면 말할 것도 없다. 이와 같은 중국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중국 채굴자들은 자기들이 주관하는 비트코인 캐시를 띄워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펌핑 즉 성장촉진제 주사를 놓아 인위적인 키우기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암호화폐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탈중앙화” 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결과적으로 비트코인의 생태적 장점인 대중의 분산화 소유와 유통이라는 키워드를 근본부터 망가뜨리는 것이다.
다음은 보안과 해킹으로 코인인터넷체계의 붕괴를 상상할 수 있다. 만약 어떤 강력한 해커 집단이 전체 비트코인 체계의 기록장부를 수정하려면 적어도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지닌 계산 능력의 절반은 넘는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현실상 어렵다. 이미 2013년 말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계산 능력이 당시 세계 1위에서 500위까지의 슈퍼컴퓨터를 모두 더한 것을 넘어섰다. 2017년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 계산 능력은 2,000만 페타플롭스(PetaFLOPS)로 현존하는 최고의 슈퍼컴퓨터인 중국 턴헤 2호(Tianhe-2)의 33.8 페타플롭스를 60만 배 정도 능가한다.
그런데 들리는 설에 의하면 중국과 일본에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양자 컴퓨터가 나오면 지금의 인터넷 전산망은 쉽게 풀린다는 것이다. 미래 이야기지만 이렇게 되면 여기에 대비하는 다른 코인이 또 출현하게 될 것이니, 결국 인류의 호기심과 욕심은 어떤 행운과 재앙을 가져올지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다.
코인 사업의 전망은 어떤가?
이 사업은 돈이 잘 벌린다거나 사기라는 등의 돈벌이 수단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코인사업은 고도의 기술과 금융기법, 그리고 국제간의 폭 넓은 지식산업이기 때문에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답이 다르게 나온다. 독자 여러분의 성향에 맞게 긍정적이고 인터넷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은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좋고, 부정적이거나 인터넷의 심도있는 생태를 모르는 분은 참여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허구와 거품으로 머지않아 망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내가 돈이 있다고 타인에게 의뢰하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서 결정할 일이다. 사회는 다양하고 모든 일들은 각각의 분야에서 필요하고 그 가치가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지식과 경험에서 조심스럽게 제안한다면 돈을 먼저 생각하지 말고 시장현황과 지식의 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앞서 말한대로 코인사업은 고도의 지식산업이기 때문이다. 모르면 당하게 마련이다. 그중의 핵심은 블록체인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많은 책을 읽고 관련 강의도 듣고, 관련행사에 참여하며 약간의 이득과 손해를 경험해가다 보면 자기의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신폐대첩>이라는 밴드에 많은 자료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리라 제안드린다.